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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07 13:03
정혁진(32) 금속공예작가는 “청주대 공예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딱히 개인공간을 차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창작에 제한이 많았다.
하지만 이곳에 입주하고 난 후 작업장비와 공간 제공으로 자유로운 창작은 물론 원데이클라스 강좌와 기관 연계 교육을 통한 수입도 생겨 많은 도움이 된다.
이곳은 내게 ‘인큐베이터’”라고 했다.
이혜미(31) 섬유작가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자체 창업으로 8년 정도 공방을 운영하며 이곳 레지던시를 병행했다.
그것이 ‘기회의 장’이 돼 폭넓은 경험과 다른 작가와의 소통·전시를 통해 작업 기반 자체가 확장됐다”며 꿈을 키우고 있다.
서성욱(31) 유리공예 테크니션은 “선배가 없어 진로나 창작에 있어 조언을 듣기 어려웠는데
이곳에서 테크니션으로 근무하며 후배들 길라잡이도 하고 고정수입도 생겼다.
행정도 배워가며 하고 싶은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게 전업작가의 ‘성장의 터전’이 되고 있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열린 ‘손맛시장’ 공예체험행사 참가자 한모(47·청주시 금천동)씨는
“금속공예 체험도 하고 유리공예 시연도 보면서 공예의 매력에 흠뻑 빠져, 올해 지역 대학 공예학습 프로그램에 수강신청까지 하게 됐다”며
“이곳은 내게 또 다른 꿈을 꾸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곳은 바로 지난해 7월 12일, 유흥가였던 내덕동 밤고개 일원에 문을 연 청주공예창작지원센터(청주시 청원구 공항로 27)다.
우중충하고 천장 낮은 유흥가 건물 6개동은 가파른 계단과 뒷방 등 원형을 그대로 살린 채 공예라는 문화의 옷을 입고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에 청년 공예가를 위한 창작창업지원, 장비사용 지원, 청주시민을 위한 체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공간 내부는 △유리공방(유리공예 특화) △금속공방 △섬유공방 등의 창작 공방과 △금속‧섬유 분야 창업자를 위한 입주 공간
△교육용 다목적홀 △공예상품의 전시와 판매를 위한 쇼룸과 갤러리로 조성됐다.
그동안 금속·섬유분야 운영작가들이 두 차례의 ‘손맛시장’과 각종 원데이클래스로 시민들을 만나고,
유리작가들은 불보다 더 뜨거운 ‘블로잉’과 ‘램프워킹’(유리공예 작업과정) 시연으로 공예의 매력을 유감없이 전달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관 5개월만에 마켓과 체험 관련 방문 관람객이 1985명에 이르는 등 문화 부흥가로서의 태동을 알렸다.
특히 개방형 창작공간인 유리공방은 블로잉실, 램프워킹실, 연마실 등으로 세분화돼 있어
인근의 청주대를 비롯한 지역대학 공예 전공 학생들의 실습공간으로 활용되며 유리공예 특화공간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아울러 15실의 창작공간, 3D프린터, 레이저 조각기, CNC 커팅 조각기 같은 대여 장비 등의 전문 시설을 갖춤으로써 공예 플랫폼으로서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있다.
청주공예창작지원센터 전경. 사진 손상훈 기자
공예센터는 이달 지역특화상품개발 공모와 청주국제공예공모전을 시작으로, 유리공예 아카이빙을 준비하고 있다.
이어 센터 뒤편에 무형유산 전수교육관이 6월 개관하고, 오는 9월 전 세계 70개국이 참여하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6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공예센터에서 한국공예관, 국립현대미술관, 동부창고로 이어지는 공예클러스터는
명실공히 WCC 인증 대한민국 최초 세계공예도시 청주를 K-공예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할 전망이다.
담배공장이 문화제조창으로 바뀌고 유흥가였던 밤고개 일원이 공예공방거리로 탈바꿈하는 곳,
전 세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공예관광도시 청주의 중심축으로 청년작가들의 꿈이 피어날 공예센터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박현진 문화전문기자 artcb@dynews.co.kr
출처 : 동양일보(http://www.dynews.co.kr)